<일회용 입> 읽음...
곰돌
26-02-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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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트레스를 조낸 받으면 뽕빨을 보며 풀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된건 아마 대략 10년 전에 뭔 잭과 콩나무 뽕빨소설을 읽은 게 원인인거겠죠... 저는 웃긴 뽕빨을 좋아해요. 전에 친구한테 <섹소시스트> 추천해줬다가 ㅈㄴ 매도당함.
이번에는 <일회용 입>이라는 개뽕빨 소설을 궁금해서 읽었어요.
근데 뽕빨 사이사이로 작가 글 재밋어서 쓰러 옴... 읽어줘...
뽕빨작가도 각자 부류가 다른거같아요... 어떤 작가는 뽕빨을 위해 '그런 설정입니다' 로 넘어가는 얕은 세계관으로 설정하는 반면 어떤 작가는 세계관을 쓰다가 뽕빨로 넘어가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일회용 입>은 둘 중 하나인거겟죠
작가가 후자거나 아니면 전자인데 세계관을 너무 본격적으로 쓰거나...
아... 그러니까 이 세계관은 전형적인 헉슬리~오웰식 디스토피아를 표방하고 있고요 <사이코패스>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점수를 매겨서 시민들을 관리하고 있어요 여기서 격차도 생겨나고요
주인공(특: 공? 포지션이었다가 수가? 됨.)이 어떻게 이 세계에서 뽕빨적으로 타락하는지 보여주는 단편을 묶은 앤솔로지인데, 언뜻 옴니버스인 것처럼 보였지만 챕터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일회용 입> 속 시민들은 이름 대신 번호를 부여받아 관리되고 있고, 주인공은 '일회용 입' (외 일회용 어쩌고들... 일회용 성인용품 용도로 개조된 인간들...)을 사용합니다. 행위 도중 더 큰 자극을 원하는 묘사가 있고, 이게 주인공의 서사 속 동기가 되어요. 시민 점수를 깎아먹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요. 결국 관리 시스템의 경고를 거역하고 '일회용 입'을 행위 도중 살해합니다.
근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의 묘사가 너무 재밌었어요... 주인공을 관리 시스템은 일회용 해소 도구가 되길 강요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주인공을 압박해요. 주변인물들이나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으로 동조하도록 종용하거나, 도태의 공포를 이용하여 주인공을 정신적으로 몰아세워요. 더불어 구제불능으로 치닫은 사회점수로 인해 식사도 제대로 못하게 되고요. 주인공이 어떻게 '일회용'이 되는지를 현실적이고 세세하게 묘사한 부분이 오싹해서 좋았어요. (그리고 스트레스 풀려고 켯다가 스트레스 더 받음 ㄱ=)
마지막 챕터에서 '일회용'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사실 상품에 걸린 일회용들은 전부 실제 인물들이 아닌 상품화된 가상의 인물들인 게 드러나요. 소비자의 페티쉬를 충족하기 위해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컨셉으로 포장되었고요. 상품이 된 주인공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괴로워하다 끝내 사망하는 결말을 맞는데, 정작 상품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우오오옷!!! 양인의 00가 조선의 사내를 만족시켜버려-!!!' 이딴거임 ... (아니진짜 이거보다 더 웃겨요 ㅁㅊ) 상품적으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니까...
주인공이 부품이 되어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이 진짜 밑도끝도없는 뽕빨인데 한편으론 현실적으로 상품을 위해 착취당하는 사람들... 이런 은유인 게 드러나서 뽕빨에서 심각해지더라고요
스트레스 풀러 갓다가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왔지만 저는 재밌었어요
보고 후기 써주실분 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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